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상의 먼지로부터 씻어준다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나는 예술에는 일상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수많은 형태의 예술 앞에서 인간은 생각하고, 음미하고, 의미를 발견한다. 그 의미란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일 수 있고, 섬광처럼 스쳐가는 희망일 수도 있다. 인간이 그저 먹고살기 위해서만 살아가는 존재였다면, 예술은 탄생하지 않았을 거다. 예술만큼 삶의 아름다움을 실감케 하는 것이 과연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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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예술을 간직하고 싶을 때마다 찾아가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현대미술관(MMCA)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역사를 품은 대표 미술관이면서, 그 누구에게나 쉬이 다가오는 개방적인 문화공간이다. 현재 과천, 덕수궁, 서울, 청주 등 총 네 개의 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집에서 가까운 서울관을 주로 찾는다. 서울관은 자연 속의 미술관을 표방하며 서울대공원 옆에 지어진 과천관, 대한제국 시대의 근대 건축물인 석조전을 그대로 사용한 덕수궁관, 옛 담배공장에서 첨단연구센터로 재탄생한 청주관과는 다른 외관을 지녔다. 이곳은 도심과 은은한 조화를 이루면서도, 미술관의 기본 건축 양식에 충실한 형태로 지어졌다. 다층적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너른 마당과 디지털정보실, 다목적홀, 영화관 등의 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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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다른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이곳을 찾지만, 내게 도착하는 결론은 늘 똑같다. 하얀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일상에 엉겨 붙은 더께가 벗겨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작품 속에 담긴 감정을 직시하며, 현재에 집중하고, 생각을 비워내는 과정. 내게는 예술이 곧 치유의 효용을 지녔다. 때때로 이곳에서는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금, 토 저녁에 클래식부터 재즈, 힙합, DJ 공연까지 다채로운 범주로 콘서트가 열린다. 텅 비어 있는 공간 사이사이로 울려 퍼지는 선율은 유독 맑고 웅장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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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9년째 국립현대미술관 다니고 있다.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들의 경계와 구분이 없는 그림, 사진, 조각, 설치미술, 영상 등을 보는 일은 언제나 삶에 생기를 부여한다. 이곳에 더욱 발길이 자주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멤버십에도 가입했다. 아트 살롱이나 부대 행사에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특별한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는 행위를 의미하는 라운징(Lounging)을 미술관에서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은가. 특히 올해의 MMCA 라운지는 대니시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프리츠한센의 가구로 꾸몄다. 창밖으로는 북악산의 풍광이 펼쳐지니 푹신한 소파에 앉아 전시 도록을 읽고 있으면 절로 신선놀음을 하는듯 하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 후의 나는 기쁨으로 충일한 새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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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시간

매일 10:00-18:00(매주 수,토 21시까지)


인스타그램

@mmca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