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마음에 드는 공간을 발견하면, 그곳의 창조자가 궁금해진다. 대체 누구의 탁월한 솜씨일까? 어떤 생각으로 건물을 짓고 꾸몄을까? 호기심은 곧 존경심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의 일상에 밀접한 공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재주란. 단순히 미적 감각과 수려함만을 앞세운 건축이라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어떤 공간이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는지 분명히 알 때에, 사람을 이끄는 공간을 창조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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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포비는 단단한 신념을 지닌 사람들이 만들어 낸 ‘좋은 공간’의 대표적 예시다. “Do your best, back to Basics, look on the Bright side, then you’ll be Brilliant.”라는 기업의 모토에 따라 합정 포비 베이직, 광화문과 을지로의 포비 브라이트, 임진각에 위치한 포비 DMZ 등 총 다섯 군데로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합정 포비 베이직은 이름처럼 기본을 잘 지키며 특별함을 만들어냈기 때문일까?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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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 베이직의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화이트와 우드톤인데, 마당에 심긴 초록 식물들과 조화를 이뤄 고아한 멋을 자아낸다. 밝은 분홍, 연두 등으로 포인트를 준 의자들이 그 사이에서 돋보인다. 날이 좋을 땐 마당과 루프탑을 개방해, 계절감을 고스란히 경험하게 한다. 온전히 머무는 사람을 생각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넓은 공간과 정성을 담은 메뉴. 포비는 스페셜티 커피만큼이나 특별한 베이글을 판매한다.


우선 커피는 쌉쌀한 초콜릿향이 짙은 ‘Smoker’, 상큼함이 지배적인 ‘Sweet Skunk’의 두 가지 원두로 제공한다. 포비의 커피 중 피콜로는 마치 그동안 라떼만 마시다가 플랫화이트를 처음 맛보았을 때처럼, 강렬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플랫화이트보다도 우유의 양이 적고 커피의 풍미가 강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내겐 극호였다. 베이글은 플레인, 허니 밀크, 볼케이노처럼 매일 제공되는 것과 ‘Daily Bagle’이라는 이름으로 날마다 다른 종류의 베이글을 선보인다. 가령 월요일은 쑥과 토마토, 화요일은 블랙 올리브와 시금치라는 식으로, 베이글의 가짓수가 총 15종이 넘는다. 나의 Pick은 허니 밀크 베이글에 무화과 스프레드 그리고 역시나 피콜로!(커피가 당기지 않을 땐, 만만치 않게 훌륭한 자몽 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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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신념이 담긴 ‘좋은 공간’은 영향력을 지닌다.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삶의 방식이 되고, 가치를 남긴다. 사람들은 포비의 소문난 커피와 베이글을 즐기기 위해 끊임없이 이곳을 찾는다. 이번달에는 한국인의 아침을 책임지겠다는 포부를 내보이며, 마켓컬리에도 입점했다. 도심 속의 오아시스 같은 포비 베이직. 안온한 시간을 선물 받고 싶다면.




장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3길 66


시간

매일 10:30-22:00


인스타그램

@fourb.hours